자녀가 정서적으로 안정된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면, 출발점은 부모 자신의 마음 상태다. 최근 영국의 가정 지원 기관 Family Action 소속 아동 트라우마 전문가 레베카 에임스는 현지 매체 The Sun 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부모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많은 엄마들이 가족의 감정적 부담을 홀로 떠안으면서 불안과 피로에 쉽게 지친다”고 설명했다.
에임스는 자녀의 정서적 건강을 지키는 일은 결국 부모의 회복력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하며, 부모 스스로 마음의 체력을 기르는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관계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사람들은 타인과 거리를 두려는 경향이 있지만, 그럴수록 연결이 필요하다. 운동이나 모임을 포기하지 말고, 가까운 사람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단순한 행위가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아이 앞에서 감정을 완전히 숨기려 하기보다, 적절하게 표현하는 연습도 중요하다. 부모가 걱정을 감추려 해도 아이는 미묘한 변화를 감지한다. “오늘은 조금 지쳤어”처럼 솔직하게 말하는 모습은 아이에게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법을 가르치는 기회가 된다. 이는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우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3R 전략’을 제안했다. 첫 단계는 조절(Regulate)이다. 부모 스스로 호흡을 가다듬고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 다음은 관계(Relate)로,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며 연결을 회복하는 단계다. 마지막은 이성(Reason)이다. 충분히 안정된 상태에서야 비로소 문제 해결을 차분하게 논의할 수 있다. 순서를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부모의 생활 습관 역시 중요한 본보기다.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 절제된 음주, 규칙적인 신체 활동 등 기본적인 건강 관리가 아이에게 자연스러운 기준이 된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더라도 함께 산책하거나 놀이를 즐기는 등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고 있다’는 감각이다.
육아 부담을 나누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자녀 문제로 인한 긴장은 부부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쪽이 상담 예약이나 등하원, 병원 방문 등을 전담하고 있다면 역할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다음 일정은 내가 맡을게”, “이 부분은 함께 결정하자”처럼 구체적인 대화가 관계의 균형을 되찾는 출발점이 된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번엔 내가 실수했어, 미안해”라고 인정하는 용기는 아이에게 성숙한 관계의 모델이 된다. 자신을 과도하게 책망하기보다 상황에 맞게 사과하고 다시 시작하는 자세가 부모의 정신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마음이 안정될수록 아이의 정서도 자연스럽게 균형을 찾는다고 말한다. 아이를 위하는 길은 결국 부모 자신을 돌보는 일에서 시작된다.
